철강 부산물로 차세대 전기차 소재 만들어요
철강 제조 부산물을 활용해 고품질 소재를 만드는 '포스코어'는 포스코의 사내 벤처로 시작해 전기차 및 전기·전자 산업의 핵심 부품을 제조해요. 은행권, VC, 디캠프가 선정한 2023년 TOP 10 스타트업 중 하나로, 연중 최대 규모의 11월 디데이에서 우승하며 '금융위원장상'을 수상한 포스코어의 이야기를 들어봐요.
🚀 스타트업 스토리
철강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 차세대 전기차 및 전기·전자 산업의 핵심 부품이 될 고품질 소재를 만드는 기업이 있습니다. 포스코 사내 벤처로 시작한 '포스코어'의 이야기인데요. 포스코어는 은행권, VC, 디캠프가 함께 선정한 2023년 TOP 10 스타트업을 소개하며 연중 최대 규모로 진행된 11월 디데이에서 우승을 차지, '금융위원장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11월 디데이에서 청중과 심사위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포스코어의 창업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① 포스코어 김형진 대표 디데이 발표 모습
② 포스코어 발표 자료 갈무리
👨🔬 10년 경력의 대기업 연구원에서 대표님으로, 창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니다
Q. ‘포스코어’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려요.
'포스코어’는 차세대 전기차 모터 등 미래 전기 및 전자 산업에 필요한 핵심 소재로 주목받는 자성 분말을 제조하는 회사입니다. 현재는 판 형태인 전기강판이 전기차 모터 소재로 주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전기차 모터가 소형화되고, 모터 수요 증가에 따라 원료 투입 대비 제품 생산 효율성이 중요해지면서 강판 방식이 아닌 분말 방식으로의 전환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어요.
포스코어는 철강 제품을 만들고 생긴 전기강판 스크랩 부산물을 재활용해 고품질·고효율의 자성 분말 소재를 제조 및 개발하고 있습니다.
Q. 처음 창업을 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포스코 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10년 이상 근무하다가 포스코 사내 벤처로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21년 12월에 사내 벤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2년 예비창업단계를 거쳐 23년 3월 법인을 설립했어요.
사실 저는 5~6년 전만 해도 창업 생태계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지 않았는데요. 친구가 창업을 시작하고 성공적으로 엑시트하는 모습을 보면서 창업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자기 일을 통해 성과도 내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물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것 같고 재미도 있어 보이기도 했고요. 한편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는 철강 자원 업사이클링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었고, 운이 좋게도 관련한 제 연구가 사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사내 벤처 아이템으로 선정될 수 있었습니다.
Q. 팀원은 어떻게 이뤄져 있고, 팀빌딩은 어떻게 하셨나요?
현재 대표인 저와 기술이사, 매니저 총 3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술이사님은 포스코 기술연구원에 함께 근무했던 제조 및 설비 전문가이고, 매니저는 포스코 엔지니어로 11년 이상 일한 현장 전문가입니다. 모두 POSTECH 동문이기도 하고요.
사실 팀원을 구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는데요. 포스코와 POSTECH이라는 철강 분야 최고 환경에서 일하고 공부해 온 덕분에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성원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직접 경험한 사내 벤처·오픈이노베이션, 어떠셨나요?
Q. 직접 경험한 사내 벤처는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저희 자성 분말의 주요 소재가 되는 전기강판 스크랩을 구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인데요. 모회사인 포스코를 통해 고품질의 원재료를 확보할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 초기 사업화 지원금과 사무공간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죠. 특히 초기 사업화 지원금은 다른 어떤 기관의 지원금보다도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사업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점이라면 외부에서 모회사에 대한 의존도를 많이 지적하시더라고요. 저희는 원재료 공급망 다양화, 특허망 구축, 지속적인 R&D를 통한 원천 기술 확보 등을 통해 독자적인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모회사인 포스코가 많은 지원과 고민을 함께 해주고 있습니다.
Q. 대기업의 S사의 사외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에도 참여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단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기업 사업부와 함께 저희 제품의 적용 범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덕분에 전기차 외에도 다양한 적용 분야가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추가로 사업화 자금도 지원해 주셨습니다.
단점으로는 제가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분이 기술 유출의 가능성을 걱정하시더라고요. 협력을 진행하다 보면 IP 소유권이 애매해질 수 있고, 이때 스타트업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포스코어는 개량 특허 및 방어 특허를 통해 이 부분에 대해 대비하고 있고 아직까지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크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 포스코어의 제품이 궁금합니다
Q. ‘포스코어’가 만드는 자성 분말의 특장점은 무엇인가요?
기존 자성 분말 회사들은 철광석, 합금 광석 같은 원석 단계부터 시작해 분말을 제조하는데요. 원석을 가공하는 데 큰 비용과 많은 오염이 발생합니다. 포스코어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을 갖춘 포스코의 철강 스크랩을 활용하고, 포스코어의 열처리 및 후처리 기술로 자성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낮은 생산원가로 고품질의 자성 분말을 제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 스크랩 처리 및 재활용에 투입되는 에너지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저감해 환경 문제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Q. ‘포스코어’가 성공한다면 전기강판을 활용한 후발 주자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포스코어는 선발 주자로서 철강 스크랩을 활용해 고기능성 자성 분말을 만드는 특허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술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특허 맵 구성을 통해 다양한 특허 침해 위험으로부터 포스코어의 기술을 보호하고 기술 격차를 늘려갈 계획입니다.
📨 3년 차 창업가가 예비·후배·동료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Q. 사내 벤처를 통한 창업, 추천하시나요?
네, 강력히 추천합니다. 직장 생활도 의미 있는 성장의 시간이었지만 지난 2년 동안의 창업 경험을 통해 또 다른 재미와 의미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내 벤처의 경우 감사하게도 모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창업 대비 유리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힘든 일도 있습니다. 당연하게 있는 줄 알았던 비품 구입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도 직접 챙겨야 하죠. 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마치 실전 MBA 과정을 밟고 있는 기분입니다. 저는 포스코어의 성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지만, 설사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지금의 이 과정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Q. 동료 소부장 스타트업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데모데이나 네트워킹 행사에 가면 저희 같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고 느낍니다. 훌륭한 소부장 기업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노출을 다소 꺼리시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저희보다 훨씬 뛰어난 기업들이 많기에 혹시라도 건방져 보이지는 않을까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는 제3자의 시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받고 보완하는 과정에서 포스코어의 비즈니스 모델이 단단해질 수 있었고 연결을 통해 더 많은 성장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고 느낍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더 많은 소부장 기업을 만나고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디데이 출전을 고려하는 스타트업에게 우승 팁을 전한다면?
팁이랄 것은 없지만 굳이 드린다면 ‘내가 무조건 우승이다’라는 마음으로 자신감 있게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또, 회사의 강점을 중심으로 기본에 충실하게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형용사, 부사보다는 주어와 동사를 사용하여 최대한 핵심 내용에 집중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저희는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합격한 경험도, 탈락한 경험도 많은데요. 혹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양한 시행착오와 피드백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받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으신다면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디데이에 도전하시는 모든 스타트업의 성장과 성공을 기원합니다.
Q. 연중 최대 디데이에서 우승을 차지하셨는데, 참여 소감과 향후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사실 디데이 무대에서 회사의 이름을 알리는 것만 해도 충분한 성과라고 생각하고 참가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우승까지 하고 금융위원장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팀원들이 수상할 때 표정이 너무 경직돼 보였다고 질타하던데, 그렇게 보였다면 너무 기뻐서 얼얼했던 것에 가까울 것입니다.
결과를 빼놓고 보더라도 디데이는 약 400여 명의 투자사 및 청중 앞에서 사업모델을 발표하고 검증받을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습니다. 향후 후속 투자 유치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편, 우승 혜택으로 프론트원 또는 디캠프 입주가 가능한데요. 저희가 포항 본사 외에 투자유치, 마케팅 등을 위한 수도권 거점 오피스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는데,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디캠프가 보유한 창업생태계 네트워크, 체계적인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및 최대 3억 원의 투자 검토 기회 등 다양한 혜택도 기대 중입니다.